자료실

Reference Room

H
자료실   >   정책동향ㆍ자료

정책동향ㆍ자료

"2021 거제평화포럼"에서 '평화도시 거제' 정책제안
  • 연구센터
  • 2021.07.16 14:48:16
  • 81

    "세계로 가는 평화의 도시, 거제"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토론의 장 

    2021년 7월 1일(목) 거제시 해금강테마박물관에서 "2021 거제평화포럼: 평화로 가는 길"이 개최되었습니다.

    2021 거제평화포럼은 해금강테마박물관이 주최하고 거제시가 후원하여 열렸으며, "세계로 가는 평화의 도시, 거제"의 비전을 논의하는 사실상 최초의 토론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토론자로 참석한 패널은 6명으로 김동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거제시협의회장, 김성갑 경남도의원, 송민수 경남민예총 거제지부장, 이경필 메러디스빅토리호 선상 출생하여 '김치5'로 불렸던 분, 최양희 거제시의원, 황교욱 경상남도 남북교류협력연구센터장이 참석하였습니다. 아래에 황교욱 센터장이 2021 거제평화포럼에서 발표한 글 일부를 발췌, 보완하여 옮깁니다.

      

    (사진 출처: 거제타임즈)
     

    장승포, 거제 평화플랜  

    202011, 민주평통 거제시협의회는 흥남철수작전 70주년을 기념해 우리고장 평화플랜사업의 일환으로 장승포 주공아파트 부근에 평화의 길벽화거리를 조성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수심이 낮아 장승포항에 정박하지 못하는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거제의 바다에 머물러야 했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된 거제 지역 주민들은 망설임없이 마을 어민선을 동원하여 피난민들을 태워 육지로 돌아오게 됩니다. 14천명의 피난민을 태운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다섯명의 새 생명과 함께 거제 장승포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1224일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알리며 배에서 태어난 다섯 명의 아이들을 역사는 김치1’, ‘김치2’, ‘김치3’, ‘김치4’, ‘김치5’라고 불렀습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군수품을 실은 정원 60명의 배였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하여 배에 실려있던 군수품을 모두 항구에 버려두고 14천명의 피난민을 태운 채 흥남을 떠나 부산을 거쳐 장승포로 향하는 작전은 성공한 것입니다.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구조한 배로 기록되었습니다.

     

    크게 구한다는 뜻을 가진 거제(·구할 )의 장승포는 19세기 고등어 최대어항이었고 거제에서 전깃불이 가장 먼저 들어왔을 정도로 거제 문화의 중심지, 근대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식 근대화 물결이 몰려와 문화 충돌을 일찍이 겪기도 했고, 한국전쟁기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구조한 배가 정착할 수 있도록 포용하기도 했다. 80년대 옥포에 대우조선소가 생기면서 동반 성장을 하기도 했고, 2010년대 조선 경기 악화와 거가대교 개통(2010.12)으로 장승포 뱃길이 끊기고 인구유출 및 노령화가 심각한 곳이기도 하다. 장승포가 영욕과 부침의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 낸 문명의 한 켠에는 평화의 가치 또한 품고 있다. 거제도 사람들은 장승포를 시작으로 거제 평화플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남북 조선(造船)협력의 약속, 미완의 과제 

    2007104,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 선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의 5항은 분야별 남북경제협력에 관한 합의 내용을 담았는데, 이 중 남과 북은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기로 한 약속도 포함돼 있다.

    이후 남측은 즉시 민관합동 현지실사단(단장: 최평락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을 구성하여 2007113~7일 간 현장실사를 마쳤다. 남측 현지실사단은 조선협력단지 건설 대상지역인 남포와 안변의 지형·기상조건·배후시설 등 입지여건과 도로·항만·전력 인프라를 점검하고, 북측 조선관계 전문가들과 3차례에 걸친 실무협의를 통해 조선협력 추진과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법적·제도적 문제들을 폭넓게 협의하였다.

    이어 10.4 선언 이행을 위한 제1남북총리회담에서 채택한 합의서(20071116) 32(조선협력단지 건설)안변지역에 선박블록공장 건설을 2008년 상반기 안에 착수하며 단계적으로 선박건조능력을 확대 남포의 영남배수리공장에 대한 설비현대화와 기술협력사업, 선박블록공장 건설 등을 가까운 시일 안에 적극 추진 안변과 남포지역에 대한 제2차 현지조사를 12월 중에 실시 조선협력단지 건설에 따라 안변과 남포지역에 대한 출입, 체류, 통신, 통관, 검역, 자금유통 등 법률·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문제를 협의 해결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산하에 남북 조선 및 해운협력분과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며 제1차 회의를 12월 중에 부산에서 개최 등 상당히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는 합의 내용이 담겼다.

    실제 제2차 현지조사단이 20071215~18일 다시 북한을 방문하였고, 현지조사단은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와 조선협회·한전 등 관련기관 전문가 및 산자부·통일부 등 정부부처 관계자 포함 총 37명으로 구성했다. 특히 조선업체들은 지난 11월에 진행된 1차 현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안변과 남포지역 중 자신들의 사업게획에 부합하는 지역을 선택, 각 기업별로 필요한 추가조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남북이 합의한 조선(造船)협력사업 이행을 위해 20071225~28일 부산에서 남북 조선 및 해운협력분과위원회1차 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남과 북은 쌍방은 조선협력단지 건설을 위한 측량 및 지질조사를 20081/4분기에 진행키로 합의했다

    남북 조선 및 해운협력분과위원회에 참석한 남북 관계자들은 12월 26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남측 대표단은 최평락(산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 김우철(해수부 연안해운팀장), 김충환(통일부 교역물류팀장), 허진봉(국무조정실 과장) 등 17명이, 북측 대표단은 차선모(육해운성 참모장), 맹인섭(윤해운성 조선국장), 리상덕(육해운성 소속), 한명철(민족화해협의회 참사) 등 12명이었다(대표단 명단은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남북회담정보' 참조). 남북 대표단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조립1공장과 제1도크, 해양플랜트 육상도크 등 선박건조 현장을 견학했다. 남북 대표단의 현장 방문 안내를 맡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973년 당시 한적한 어촌마을에 불과했던 옥포만을 찍은 항공흑백사진을 가리키며 "세계적인 옥포조선소도 30년 전에는 북한 안변과 별 다름없는 어촌마을에 불과했다"며 "남북조선협력을 통해 안변지역도 세계적 수준의 조선단지로 변모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통영인터넷뉴스 2007.12.26)

      

    (사진 출처: 통영인터넷뉴스)

      

    ... 14년의 세월이 흘렀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후퇴하기 시작했고, 조선협력사업도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거제의 조선업계 업황은 서서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북한에 건설하려 했던 선박블록공장을 대신 중국 산둥성에 조성하였으나, 산동유한공사의 복합적인 리스크로 인해 2017년에는 100억원 대의 총포괄손실을 기록했다.

    2007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업계는 왜 그렇게 남북조선협력단지 조성에 매달렸던가. 조선업 악황 곡선이 예상되는 미래의 경영전략으로 남북경협을 대안으로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조선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임금과 블록 운반 등을 고려하면 북한에서 블록을 만드는 것이 중국에서 블록공장을 운영하는 것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아주경제 2018.5.2.). 아직 고난의 시기를 지나가고 있지만 최근 거제의 조선업계는 세계시장으로부터 많은 일감들을 수주받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친환경 선박 발주 및 수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경영환경이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완의 과제로 남은 남북조선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을까2021년 7월 9일(금)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거제를 방문하여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추진방향"이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 특강에서 한 거제시민의 "통일부 차원에서 평화의 도시 거제에 통일 관련 사업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없느냐"는 질의에 이인영 장관은 "북측과 조선산업 관련 교류를 하게 될 경우, 거제시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경남도민신문, 2021.7.11) 2007년에 남북이 의욕적으로 남북조선협력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려 했던 당시 상황에 비해 현재 상황과 대내외 조건은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남북 간 경제협력이 재개되는 국면이 도래한다면 미완에 그친 '남북조선협력의 약속'이 재조명될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 남측은 현재 세계 선박 수주 활성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신조 선박제조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친환경선박 제조와 수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북측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최근의 화객선(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처리하는 배)이 1992년에 건조한 약 9천 5백톤급 '만경봉 92호'라는 것으로 남북조선협력 수요를 추정할 수 있다. '만경봉 92호'는 비교적 최근인 2018년 2월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을 태우고 동해 묵호항에 정박하기도 했다. 거제에서 시작하는 남북조선협력을 통해 남북이 협력하고 공존 번영하며 대륙으로 삶의 지평을 넓히는 길을 생각해 본다.  

     

    '거제형 평화도시'와 평화관광 

    2018년부터 시작된 민선 7기 거제시는 전쟁과 분단의 상징도시에서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세계해양도시로 나아가는 전환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바로 "세계로 가는 평화도시, 거제" 도시 비전이다.

    평화도시로 가는 길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과거의 관성과 대화하고 화해하고 협력하며 평화도시 역량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인천시, 파주시, 광주시, 제주도 등 평화도시를 표방하는 다른 도시들도 지방정부와 시민들의 협치와 거버넌스적 접근을 통해 평화도시 시민들의 평화역량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평화도시는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평화감수성, 평화문화를 함양하고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삶의 질이 높은 공동체로도 설명된다. 이처럼 거제시는 느리더라도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평화도시 비전과 정책, 이행계획 수립하는 등 거제형 평화도시 계획을 체계적으로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

    거제는 천혜의 관광자원과 사회·역사·인문·산업·해양 자원 등 풍부한 콘텐츠들을 가득 보유하고 있다. 평화라는 거대담론이 무겁다고 여겨진다면 평화관광으로 접근해 볼 수도 있다. 예를들면 거제가 지닌 천혜의 해양 관광 자원 및 조선해양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해양 투어리즘(Marine Tourism), 포로수용소, 둔덕폐성, 칠천도 해전지 등 장소성을 활용해 과거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치유하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포로수용소와 평화적 재창조, 흥남철수작전의 평화적 재조명을 통해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생각하는 피스투어리즘(Peace Tourism)이라는 개념들을 융합시켜 평화도시 비전을 그려볼 수도 있겠다.

     

      

    blank image